아기자기한 이세계 힐링 방치형 게임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 : 기획/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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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등록일(수정) : 2025-02-21 16:25:02
[모바일]
아기자기한 이세계 힐링 방치형 게임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

https://www.hungryapp.co.kr/news/news_view.php?du... 신고

한창때와 비교하면 기세가 한층 꺾이긴 했으나 ‘이세계’는 여전히 잘 먹히는 국밥같은 소재입니다. 특히 요즘 작품들은 주인공이 이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통째로 생략해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팬들에게 이세계라는 소재가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게임에서 빨간색이 HP고 파란색이 MP라는 사실을 굳이 설명할 필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도 그런 이세계물 중 하나입니다. 이세계로 넘어가는 계기, 과정, 목적 등은 모조리 생략하고 ‘눈 떠보니 이세계’라는 형태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전개는 다소 아기자기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진행됩니다. 시작하자마자 ‘축하드립니다! 이세계에 환생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여신이라거나, 이세계에 도착하자마자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는 주인공의 모습 등에서 이 게임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대뜸 이세계로 보내버리는 것이 요즘 이세계물의 트랜드

▲ 버섯이 된 것도 서러운데 시작하자마자 잡아먹힐 뻔

주인공은 이세계 전생자에게 주어지는 특수한 능력과 현대인의 지식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이세계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렇게 가난한 시골 마을을 발전시킨 주인공은 모두의 지지를 받으며 촌장의 자리에 오릅니다.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마을 운영’이라는 요소 때문에 얼핏 소셜 네트워크 게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방치형 게임에 가깝습니다. 특히 기반이 되는 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특별한 조작 없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화를 획득하며, 이때 획득하는 재화의 양은 게임을 플레이한 진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시스템을 간략화해 중간 과정을 대폭 생략했다는 부분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 방치형 게임이지만 마을 운영, 식당 영업, 농사 등 SNG요소가 가미돼 있습니다

전반적인 콘텐츠 구성은 상당히 가벼운 편입니다. 제공되는 콘텐츠 양은 상당히 방대합니다만, 그 대부분이 클릭 몇 번으로 완료되는 구조입니다. 콘텐츠를 진행함에 있어 고민이 필요 없기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거의 없습니다. 이는 작은 노력을 들여 작은 만족감을 얻는 방치형 게임의 본질에 충실한 형태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제공되는 콘텐츠들은 대부분 ‘마을 운영을 중심으로 한 잔잔한 이세계 생활’이라는 테마에 잘 맞춰져 있습니다. 이 일체감이 제법 괜찮은 느낌입니다. 플레이는 가벼울지언정 항상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죠. 이로 인해 게임의 몰입감도 높아집니다. 핍진성에 있어서는 치트키나 다름없는 이세계라는 소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입니다.

▲ 기본적인 콘텐츠는 클릭 몇 번으로 끝나는 간단한 것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 이벤트에서는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도 하나같이 개성이 가득합니다. 외형이나 성격은 물론이고 종족도 정말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껄렁한 수인 메이드, 음담패설을 즐기는 음유시인 엘프, 게으름뱅이 마왕, 총 쏘는 이세계 용사, 전자기타 치는 수녀 등 별의별 유형이 다 준비돼 있습니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으니,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골라보라는 느낌입니다.

수집형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캐릭터가 많다’는 점에서 불안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런칭 버전 기준 자그마치 100명 이상의 캐릭터가 준비돼 있으니, 이는 곧 그만큼 얻어야 할 캐릭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게임이 캐릭터 뽑기를 과금 모델을 주요 BM으로 채택했더라면 대체 돈을 얼마나 써야 할지 걱정이 앞섰을 수준입니다.

▲ 음담패설 엘프, 총 든 용사, 전자기타 수녀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한가득

하지만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만 진행해도 제법 많은 캐릭터가 합류하며 각종 콘텐츠, 이벤트, 패스형 상품, VIP 보상 등을 통해서도 캐릭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 뽑기가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재화를 모아 교환하거나 특정 콘텐츠를 완료해서 얻는 캐릭터가 훨씬 많습니다.

캐릭터 뽑기는 기본적으로 이벤트에 참여해서 뽑기권을 얻는 방식입니다. 물론 천장 시스템도 도입돼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이벤트에서 주어지는 뽑기권의 수량이 천장을 칠 정도까지는 아니므로 캐릭터를 얻으려면 확률에 기대거나 추가적인 과금을 통해 뽑기권을 얻어야 합니다.

다만, 뽑기 횟수가 다음 이벤트로 연계되며 복각도 있을 예정이니 꾸준히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가는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 캐릭터는 재화 교환, 이벤트, VIP 보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 게임에서는 특정 캐릭터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일이 없습니다. 또한, 버려지는 캐릭터도 없습니다. 시스템상 모든 캐릭터의 능력이 합산해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낮은 등급일지라도 얻으면 무조건 이득입니다.

육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캐릭터건 간에 레벨이 오르면 마을 수익과 전투력이 증가하기에 육성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더 효율적인 육성 방식이 존재할 수는 있겠으나, 재화 입수가 쉬운 만큼 굳이 그렇게 빡빡하게 플레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투 구조도 단순합니다. 오로지 전투력 수치만으로 승패를 가리죠. 일시적으로 내 전투력을 높이거나 상대의 전투력을 낮추는 아이템이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규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장비 구조도 단순해졌습니다. 모든 장비가 오로지 전투력만을 높여주는 형태이며, 적용되는 속성이나 수치에 랜덤성이 있긴 하나 클릭 몇 번으로 완료될 만큼 세팅이 쉬운 편입니다.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시스템이 과하게 단순해진 경향이 있습니다만, 깊이 있는 게임성보다는 높은 편의성을 미덕으로 삼는 방치형 게임인 만큼 마냥 단점으로 꼬집기는 애매한 영역입니다. 역으로 이 단순함을 좋아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테니 말입니다.

▲ 모든 캐릭터의 능력이 합산되는 구조이기에 버려지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 전투는 전투력의 총합이 높은 쪽이 이기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정리해보자면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는 딱히 새롭거나 특별한 게임은 아닙니다. 대신 기존 게임에서 보여준 요소들을 절묘하게 버무려 자신의 색으로 물들였습니다. 거기에 ‘이세계’와 ‘마을 경영’이라는 소재를 잘 활용하여 콘텐츠에 일체감을 더했죠. 결과적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느긋하고 아기자기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레벨·콘텐츠 디자인은 게임에 ‘힐링물’이라는 인상을 안겨줍니다. 이는 가볍고 단순한 게임 구조에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가벼움은 ‘부담 없음’으로 단순함은 ‘고민할 필요 없음’으로 치환되면서 플레이어는 자칫 단점으로 인식될 수 있는 영역까지도 게임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소재를 절묘하게 활용해 그런 분위기를 잘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기자기한 이세계 힐링물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는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휴식처가 될 수 있을까요? 수많은 방치형 게임들 사이에서 <이세계 판타지 라이프>가 어떤 포지션으로 자리 잡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