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미디어로 출범한 '헝그리앱'이 2024년 9월로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번 바뀔 동안 모바일게임과 함께 성장해 온 헝그리앱.
대한민국 모바일 게이머의 현주소를 가장 가까이서 파악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독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해봤다.
지난해 9월, 약 2주간에 걸쳐 헝그리앱 회원을 대상으로 준비한 이번 설문 조사에는 총 2,255명이 성심성의껏 응답해줬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모바일게임 유저가 가장 많이 모여 있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라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헝그리앱만의 특성을 감안해도, 그 조사 결과는 꽤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설문 결과가 모바일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들은 물론, 국내 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외 게임사들에게도 의미있는 데이터가 될 지도 모르겠다.
방치형 게임의 인기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특별한 조작이 없어도 자동으로 재화가 늘어나고 성장하는 게임을 방치형 게임이라고 부른다.
이전까지 방치형 게임은 인디나 중소 개발사들이 주로 만들어왔으나,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대형 게임사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직장인이나 학생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대세 장르로 평가받기도 한다. MMORPG 등에 비해 개발비용이나 기간이 적게 들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방치형 RPG는 2020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1.7%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6%까지 급성장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 업계 대장격인 엔씨소프트가 리니지IP를 활용해 '저니 오브 모나크'라는 방치형 게임을 내놓은 것을 보면 이 장르를 결코 가볍게만 넘길 수는 없는 시점이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키우기'로 이미 방치형의 짭잘한 맛을 경험했으며, 컴투스도 간판 IP 서머너즈 워 기반의 방치형 RPG '서머너즈 워: 러쉬'를 준비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하이브IM은 액션스퀘어의 '삼국블레이드 키우기'로, 위메이드커넥트는 '로스트 소드'로 의외의 호성적을 내고 있다.
헝그리앱 독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번 설문 응답자 중에 35.1%가 방치형 게임이 10년 이상 지속될 장르라고 전망했다.
34.2%는 앞으로 5년 정도가 지나면 인기가 수그러들 것이라고 답했고, 28.4%는 1~2년 내에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70% 가까운 독자들이 방치형 게임의 수명을 적어도 5년 이상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걸 보면, 당분간은 대세 장르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30% 가까운 응답자는 1~2년 정도로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들의 상당수는 너무 많은 방치형 게임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방치형 게임은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데다가, 큰 기업들까지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방치 게임 시장에도 거대한 자본이 투여되면서 어딘가 기형적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은 방치형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이 원하던 모습이 아닌 쪽으로 움직이게 되면 수명이 길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4g@smartnow.co.kr)
등록순 최신순 댓글순